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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끝내주는 환불정책 - 걱정없이 제품 구입

규우 2021. 7. 21. 13:18

캐나다에서 살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Return Policy (환불정책)입니다.

어떤 제품이든 구입 후 정해진 기간 내 가져다주면 두말하지 않고 환불을 해준다는 것이죠.

이웃나라 미국도 똑같은 환불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월마트, 아마존, 코스트코, 베스트바이 등 모든 스토어가 기간은 약간씩 다르지만 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트코 같은 경우는 전자제품은 3개월, 나머지 제품은 1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이유를 막론하고 바로 환불을 해준다는 것에 놀랐는데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있겠죠.

 

전자제품의 경우라도 개봉해서 사용했더라도 상관없기 때문에 반품이 가능한 기간에는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나 태블릿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라서 환불 기간 중에는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청소기를 보러 갔는데, 직원이 일단 가지고 가서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30일 내로 가지고 오라, 대신 박스와 모든 파트는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할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정책이었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환불정책이 마냥 손해만은 아니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합니다.

먼저 환불이 확실하다 보니 제품을 구입하는데 망설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일단 사고 써보고 결정하면 되니 그럴 만하겠네요.

여기다 반품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귀찮아서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하니 결론은  이익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실제로 11월 말에 그야말로 광풍이 몰아치는 블랙 프라이데이 (Black Friday) 기간 동안의 매출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지만, 매출이 많다 보면 반품 또한 많아지는 법, 그래서 블랙 프라이데이가 끝난 후 매장을 가면 환불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줄은 보통의 몇 배가 됩니다.

반품이 그렇게 많건만 블랙 프라이데이의 매출로 인해 생긴 이익에 비하면 반품으로 인한 손해는 그야말로 새 발의 피라고 하네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윤이 많은 쪽으로 움직이는 건 당연한 행보가 아닐까요.

게다가 환불 또한 확실하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반품된 제품은 오픈 박스(Open Box)라 하여 일반 가격의 80~85% 정도에 판매하는데 나름 괜찮은 딜이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오픈 박스 제품을 구입하면 거의 새것과 다름없는 것이 많으며, 새것만큼 긴 워런티는 아니지만, 매장에서 제공하는 워런티 또한 적용되니 중고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분은 이런 제품을 기다렸다 구입하는 분도 많습니다.

오픈 박스 또한 똑같은 환불정책을 가지고 있어 이 또한 부담 없이 구입이 가능하죠.

 

아래의 사진은 Best Buy에서 리턴된 제품을 다시 파는 것인데 1,899불 하는 랩탑을 1,699불에 판매하고 있네요.

 

하지만 환불 기간이 지나게 되면 소비자의 입장이 180도로 바뀌게 됩니다.

환불 기간이 지나면 직접 제품의 서비스 센터로 연락을 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이곳의 서비스는 그야말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제품을 보내고 다시 받는데 만도 한 달에서 두 달은 걸리며 서비스 또한 기대 이하이기 때문이죠.

한국에서의 삼성, 엘지 같은 서비스를 기대한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은 환불 기간 중 환불을 받고, 다른 제품을 구입하는 편이 훨씬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약간의 죄책감이 생길 때도 있지만 이미 구입한 제품 가격에 이러한 비용까지 다 포함된 거라 스스로 위로를 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은 열심히 환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