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영웅, 브래드 길리스: 오지 오스본 밴드의 숨은 보석
오지 오스본 밴드의 기타리스트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랜디 로즈나 제이크 E. 리, 그리고 잭 와일드를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그들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기타리스트가 있습니다. 바로 브래드 길리스(Brad Gillis)입니다.
우연한 조우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
어릴 적 없는 용돈을 모아서 레코드사에 비디오 복사본을 주문한 뒤 며칠 뒤 받고 기쁜 마음으로 비디오를 틀었는데 웬걸 이건 랜디가 아니라 다른 기타리스트와 함께한 공연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실망도 잠시 그의 기타에 점점 매료가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그가 트레몰로 암을 다루는 테크닉을 보고 엄청난 감탄을 한 경험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오지와의 만남, 그리고 전설의 시작
1982년 3월 19일, 록 음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오지 오스본 밴드의 천재 기타리스트 랜디 로즈(Randy Rhoads)가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밴드는 큰 혼란에 빠졌고, 오지 오스본 역시 깊은 절망감에 허우적댔습니다.
랜디 로즈가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후, 오지는 투어를 이어가기 위해 급히 대체 기타리스트를 필요로 했습니다. 이때 브래드 길리스는 오디션을 보지도 않고, 오지의 밴드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오지와 함께 미국 투어를 돌며 랜디 로즈의 자리를 메웠고, 이 기간 동안 엄청난 긴장감 속에서도 뛰어난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브래드 길리스는 오지 오스본의 라이브 앨범 'Speak of the Devil' (1982)에서 인상적인 연주를 남겼는데, 랜디의 오리지널 리프를 자기만의 터치로 재해석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오지의 명곡들을 한층 공격적이고 화려하게 들리도록 만들었습니다.
나이트 레인저로의 귀환과 그 이후
오지와의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브래드 길리스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밴드 나이트 레인저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나이트 레인저는 80년대 메인스트림 록 씬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Sister Christian', 'Don't Tell Me You Love Me' 같은 히트곡을 쏟아냈습니다.
나이트 레인저 활동을 통해 브래드 길리스는 더 폭넓은 음악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그의 기타 연주는 하드록 마니아들 사이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가 다시 나이트 레인저로 돌아간 이유는 임시직으로 계약기간이 끝난 것도 있겠지만 곧 나이트 레인저의 데뷔앨범 'Dawn Patrol' (1982) 발매 일정이 시급했고, 무엇보다도 오지의 아래에서는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본인의 음악을 마음껏 펼칠 수 없다는 생각이 가장 크게 작용했으리라 짐작합니다.
누구보다 강렬했던 구원투수
브래드 길리스는 짧았지만 굵게, 그리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게 오지 오스본 밴드의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그는 위기의 순간에 오지를 구했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타 톤과 테크닉으로 오지의 음악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 나이트 레인저로 돌아간 후에도 수십 년간 현역으로 활동하며 록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죠.
하드록과 헤비메탈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오지 오스본의 음악을 좋아한다면, 브래드 길리스라는 이름을 꼭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비디오를 켜는 순간 랜디가 아니라 실망한 동시에 그의 트레몰로 암을 다루는 신기에 가까운 테크닉에 감탄을 한 영상입니다. 전 기타리스트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그만의 연주해석으로 아주 짧은 시간에 라이브 투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연주이기에 더욱더 가치가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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