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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묘한 매력을 지닌 리프의 대가 - 제이크 E. 리 (Jake E. Lee)

규우 2021. 6. 6. 09:50

어릴 적 형이 사 들고 온 레코드 한 장을 턴테이블에 올려놓는 순간 저는 그야말로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Ozzy Osbourne Randy Rhoads Tribute라는 앨범이었는데 이렇게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며 감탄을 하며 점점 그의 음악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또다시 오지 오스본의 라이브를 보고 싶어 어렵게 뮤직비디오를 구해 화면을 켜는 순간 또 다른 기타리스트에게 완전 마음을 빼앗겨 버립니다.

바로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 제이크 E. 리 (Jake E. Lee)입니다.

아일랜드계 아버지와 일본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외모에서부터 묘한 매력이 있는 기타리스트였습니다.

 

5살에 이미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음악의 이론을 익히던 중 9살에 우연히 접하게 된 기타를 틈틈이 연주하며 점차 기타에 매료가 되기 시작합니다.

그의 인생을 180도 바꾸어 놓은 일이 발생하는데 바로 오지 오스본 기타리스트 오디션 응시였죠.

 

오지 오스본은 이미 블랙 사바스 (Black Sabbath)에서 보컬을 담당한 뒤 솔로로 데뷔를 해 이미 랜디 로즈와 함께 블리자드 오브 오지 (Blizzard of Ozzy)라는 앨범으로 성공을 거두었으나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기타리스트를 잃은 후 진행한 오디션이었으며 이미 그 당시 최고의 Rock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인 브래드 길리스 (Brad Gillis)가 라이브 투어에 참여하고 있던 차라 웬만한 실력으로는 엄두도 못 낼 자리였죠.

한편으로는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묘한 동양의 매력 때문에 오지가 선발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시작된 그와 오지 오스본의 여정에서 딱 두 장의 앨범 (Bark at the Moon, The Ultimate Sin)을 발표했는데, 앨범의 완성도 그리고 수많은 라이브 속에서 세간의 모든 루머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실력의 소유자임을 스스로 증명합니다.

비록 음악의 방향성은 어쩔 수 없이 오지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럼에도 곡의 중간중간에 그의 음악성도 적절히 녹아 있으며, 양손 태핑, 넥 밴딩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현란한 테크닉은 누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창의적인 리프 (Riff: 곡의 메인이 되는 멜로디 및 코드의 진행)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연주 또한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죠.

여기에 더해 오지가 풍기는 악의 이미지에 대비되는 선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대비를 이루며 밴드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로 승승장구를 하던 중 해고인지 스스로 그만뒀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오지 밴드를 탈퇴하게 됩니다.

 

이후 Badlands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High Wire, Dreams in the Dark 등 70년대 블루스록 형태의 곡을 들고 나와 자신의 음악 방향을 언급하지만 안타깝게도 3집 발표 후 보컬 레이 길런 (Ray Gillen)의 사망으로 인해 그룹이 와해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레드 드래곤 카르텔 ( Red Dragon Cartel)이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다시 팬들 앞에 섰지만 이미 음악의 조류가 얼터너티브록으로 바뀌던 시절이라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오지와 좀 더 오래 음악을 했더라면, 아니면 레이가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그의 창의적인 새로운 곡이 훨씬 많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니 아쉽습니다.



아래의 곡은 제이크가 오지와 함께 만든 Bark at the Moon입니다.

그가 왜 오지의 오디션을 통과했는지를 알게 해주는 라이브이며 제이크라는 이름이 많은 팬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되는 곡 입지다.

 

하나 더 올립니다.

이 곡은 개인적으로 전형적인 오지의 사운드를 약간 벗어나 제이크의 의중이 많이 담긴 곡이라 생각합니다.

이때부터 둘의 음악적인 견해차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데, 이유는 곡 전체의 사운드가 훗날 제이크가 주도해서 만든 그룹 Badlands와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어찌 되었건 간에 위의 Bark at the Moon보다 상당히 부드러워진 사운드를 가지며, 전체적인 리프나 완성도 면에서 제이크의 진가가 확실히 느껴지는 곡입니다.

 

제이크 E. 리, 지금도 참 설레는 이름입니다.

기타 연주 중 리듬을 타는 그의 몸놀림, 아주 현란한 기타 테크닉, 거기다 묘한 매력을 풍기는 그의 동양적 외모는 아직 제 마음속에 No. 1 기타리스트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