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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 Eye - Yngwie Malmsteen, 그 불꽃 같은 속주에 도전하다.

규우 2026. 2. 5. 13:41

처음 잉위 맘스틴의 기타 연주를 마주했던 그날의 충격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단순히 손가락이 빠른 속주를 넘어, 일렉 기타에 완벽하게 녹아든 클래식한 선율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죠. '와, 세상에 이런 기타리스트가 존재할 수 있구나'라며 멍하니 스피커 앞을 지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불속에서 피어난 클래식, 'Rising Force'의 기억

그의 명반 "Rising Force" 를 기억하시나요?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를 멋지게 들어 올린 강렬한 앨범 자켓부터가 압권이었죠. 첫 트랙 'Black Star'*가 흘러나올 때 느꼈던 그 전율은 지금도 제 마음 한구석에 선명한 각인처럼 남아 있습니다.

많은 명곡이 있지만, 제가 가장 사랑했던 곡은 단연 "Evil Eye"였습니다. 클래식의 우아함과 헤비메탈의 속주가 이루는 완벽한 앙상블, 그리고 곡 중간중간 숨이 멎을 듯 끊겼다 이어지는 인터벌의 매력은 정말이지 독보적이었으니까요.

 


"드디어 때가 왔다" – 꿈의 무대, 그리고 현실

'언젠가는 꼭 한번 잉위의 곡을 내 손으로 연주해 보리라' 다짐했던 꿈을 드디어 이번 무대에서 펼치게 되었습니다. 사실 "Evil Eye"는 인트로의 클래식한 라인도 멋지지만, 하이게인으로 사운드가 전환되며 터져 나오는 리프가 정말 일품입니다.

연주하면서 다시금 느낀 건 잉위 맘스틴 특유의 바이올린 같은 톤의 위대함이었습니다. 날카로우면서도 매끄럽게 이어지는 그 독보적인 기타 톤은 곡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이었죠. 물론, 그가 보여주는 전매특허 속주 스타일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제 손가락은 이미 비명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마샬 대신 선택한 5150의 강렬함

잉위의 음악을 연주할 때 보통은 마샬의 플렉시 사운드를 정석으로 꼽지만, 저는 이번에 좀 더 와일드하고 거친 사운드를 내고 싶어 과감하게 5150 앰프 시뮬을 선택했습니다.

선택의 이유: 5150 특유의 밀도 높은 하이게인과 묵직한 로우엔드는 'Evil Eye'의 리프가 터져 나올 때 그 압박감을 배가시켜 주더군요.

사운드 결과: 잉위의 정갈한 클래식 톤에 에디 밴 헤일런식의 공격적인 질감이 살짝 얹어지니, 오히려 현대적이면서도 파괴력 있는 저만의 'Evil Eye' 톤이 완성되었습니다.

잉위 특유의 바이올린 같은 톤을 유지하면서도, 리프 구간에서 5150이 뿜어내는 그 특유의 '으르렁거림'이 섞여 들 때의 쾌감! 이건 정말 연주해 본 사람만이 아는 짜릿함이었습니다.



만족과 후회 사이: "다시는 손대지 않으리?"

실수 투성이인 연주였지만 늘 꿈꿔오던 곡을 무대 위에서 쏟아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곡보다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기에 애착이 크지만, 역설적으로 "아, 잉위 맘스틴의 곡은 다시는 손대면 안 되겠구나" 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의 천재성을 몸소 체험하며 항복 선언을 한 셈이죠.



점잖은 음악은 언제쯤...

주변에서는 이제 나이도 있으니 좀 더 차분하고 점잖은 음악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들 합니다. 저도 마음은 그런데, 막상 악기를 잡으면 이 뜨거운 리프들을 외면하기가 참 어렵네요.

한 1~2년쯤 지나면 저도 통기타를 잡고 잔잔한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요? 글쎄요, 아직은 이 강렬한 드라이브 톤과 화려한 속주가 주는 카타르시스를 놓아주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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