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잘 찍지는 못하지만 늘 좋은 카메라가 한대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기껏해야 자동으로 놓고 셔터를 누르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카메라가 좋으면 아무렇게나 찍어도 뭔가는 하나 건진다는 일념 하에 뭐든지 괜찮은 것만 있으면 무조건 셔터만 눌렀습니다. 역시 양이 많다 보니 그중에 하나씩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오더군요. 이런 식으로 딸아이의 인생 컷 몇 개를 건질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와 아이와 배경이 갑자기 딱 맞는 순간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다 4년 전 아웃포커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보면 뭔가 모른 신비감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이런 걸 감성이 담긴다고 표현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초점이 맞은 피사체를 제외하고 배경이 흐리게 보이는 컷이 예술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셔터를 눌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