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일상

캐나다 여행중 곰을 만나다

규우 2021. 4. 7. 11:04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 하면 당연히 호랑이가 아닐까요?

호랑이에 얽힌 무수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었고,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동물이니 당연한 이야기겠죠

 

캐나다에서 인간을 위협하는 동물 중 하나는 바로 곰입니다.

록키산을 마주 보고, 또 해발 1000m에 위치한 캘거리도 곰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해마다 많은 등산객이 곰의 공격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발생하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하는 동물 중 하나입니다.

 

도로를 가다 보면 곰을 조심하라는 표지판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심지어 곰을 만났을 경우 비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곰 스프레이는 등산객의 필수품입니다.

찍어둔 사진이 없어서 인터넷에서 표지판을 찾아 올립니다.

 

크게 두 가지 곰이 있는데 하나는 그나마 온순한 흑곰이 입니다.

일단 사람을 무서워해 도망간다고는 하지만, 새끼와 같이 있거나, 굶주려 있을 때는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답니다.

 

다른 하나는 그 무시무시한 회색곰, 이곳의 이름은 그리즐리라고 합니다.

흑곰만큼 자주 눈에 띄지는 않지만, 성격이 아주 난폭해 일단 마주치게 된다면 거의 사망이라 생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숲 속 깊은 곳이 서식지라 흑곰만큼 자주 마주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곰이 사람에게 오는 이유는 먹이가 부족해서 일지도 모르겠으나, 우리가 먹는 음식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길가에 버려진 음식이나, 관광객이 무심코 던져준 음식을 먹은 뒤 그 맛을 못 잊어서일까요?

그래서 이곳에서는 곰이나 야생동물에게 음식을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공원 내의 쓰레기통도 다릅니다.

곰이 쓰레기를 뒤지지 못하게 모두 뚜껑이 있으며, 여기에 더해 손을 넣어 잠금장치를 해제해야 열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죠

 


 

캘거리에서 페어몬트 핫 스프링 (Fairmont Hot Springs)를 가는 길은 너무 예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곳을 지나가다 곰을 발견했습니다.

 

보통 공원의 한적한 길을 운전하다, 갑자기 노상에 많은 차가 주차되어 있다면 이건 십중팔구 곰이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하지만 위험하니 조심스럽게 거리를 유지하며 곰을 봅니다.

곰은 베리류를 아주 좋아하며, 민들레 또한 잘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행히 새끼 곰이었으며 뭘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우리까지 신경을 쓰지는 않습니다.

 

주위에 어미 곰이 있을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좀 오싹하네요.

 

그런데 신기한 것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또다시 많은 사람이 주차하고 있어 내려보니 역시 곰이 무엇을 열심히 먹고 있네요

한번 보기도 힘든데, 여행 중 두 번이나 보다니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좀 귀엽긴 하네요.

그래도 조심해야죠.



비록 가까이 갈 수는 없지만, 동물원이나 TV에서만 봐오던 곰을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다니, 캘거리에 살면서 새로운 경험을 가진 날이었습니다.

캐나다 여행은 한 번씩 뜻하지 않는 재미를 주는 것 같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