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일상

다시 큰맘 먹고 잔디관리 시작합니다 - 제초제 살포

규우 2021. 7. 24. 09:51

캐나다에 살면 여름철에 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뒷마당 잔디관리입니다.

겨울철만 되면 올해는 반드시 잔디를 잘 가꾸어서 보기 좋게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막상 여름이 되면 왜 그리 귀찮아지는지 내년으로 미루게 되는 게 연중행사처럼 반복됩니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나다 보니 잔디에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게 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곳에서 Dandelion이라 불리는 민들레입니다.

이놈은 정말 죽여도 죽여도 끈질기게 다시 살아나는 엄청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뽑아도 다시 살아나고, 제초제를 뿌려도 다시 살아나고 한마디로 잔디를 보기 좋게 가꾼다는 것은 민들레와 전쟁이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Crabgrass라 하여 일반 잔디보다 약간 잎이 넓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것도 아주 성가신 존재입니다.

 

잔디를 너무 방치했더니 곳곳에 민들레와 Crabgrass, 그리고 이름 모를 잡초들이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네요.

그래서 오늘은 큰마음을 먹고 제초제를 사 가지고 왔습니다.

 

제초제는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잔디고 뭐고 무조건 죽이는 것이고, 하나는 잔디에 해를 주지 않고 잡초만 선별적으로 죽이는 것입니다.

Roundup은 모든 것을 없애는 것, 그리고 Weed B Gon 은 잡초만 선별적으로 없애는 제초제입니다.

 

오랜만에 나가보니 보도블록 사이로 잡초가 무성하고, 잔디도 확인해보니 여기저기 잡초가 많이 보입니다.

애가 큰 이후로는 뒷마당에 나갈 일이 많지 않아서 너무 방치한 모양이네요.

보도블록은 Roundup을 뿌려서 잔디를 다 없애고, 잔디 쪽은 Weed B Gon을 뿌릴까 합니다.

 

집에 스프레이어 (Sprayer)가 있기 때문에 Roundup은 물과 희석해 사용하는 농축액을 사 왔습니다.

Weed B Gon 은 스프레이어가 달려있는 5L짜리가 세일을 하길래 사나 들고 왔습니다.

 

Roundup을 스프레이어에 잘 희석시킨 뒤, 뒷마당에 뿌려줍니다.

위쪽 뚜껑 쪽에 달린 손잡이를 펌프질 하면 마치 분무기처럼 제초제가 나옵니다.

한 번에 잘 죽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며칠 뒤 다시 한번 더 뿌려주려 합니다.

 

그리고 Weed B Gon 은 스프레이어가 포함된 것으로 샀는데, 스프레이가 된다기보다도 물총처럼 물줄기가 나오게 되어있네요.

분무기처럼 나오면 전체적으로 지나가며 뿌려주면 되는데 잡초 하나하나에 뿌려줘야 하니 약간 성가시기도 하고, 나중에는 어느 곳에 뿌렸는지 헷갈리네요.

다음에는 농축액을 사서 스프레이어를 이용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오늘 제초제를 뿌렸으니 며칠 뒤 확인하고 나중에 몇 번을 더 반복해야겠네요.

 

신기한 것이, Green Drop 같은 잔디관리 회사가 있는데, 이곳에서 제초제를 뿌리면 민들레가 다 죽어버리는데, Weed B Gon 처럼 스토어에서 구입한 제품은 몇 번을 뿌려도 민들레가 잘 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쪽 사람들 말로는 커머셜 (Commercial)과 레지덴셜 (Residential)용은 다르다고 하던데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몇 번 잔디관리 업체와 계약해서 뒷마당 잡초를 다 없애긴 했지만, 비료도 주고, 씨앗도 다시 뿌리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껴서 올해는 잔디관리 업체와 계약하지 않고 제가 직접 해보려 합니다.

제초제를 뿌린다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잔디에 대한 애정도 생기는 것 같고 왠지 잘 가꾸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생기는 것 같네요.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있었으면 하지만, 성과가 없으면 내년에 다시 업체와 계약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