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일상

올림픽은 아무 관심 없는 캐나다 사람들

규우 2021. 8. 5. 11:48

예전에 한국에서 개최한 88년 올림픽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국민들은 모두 올림픽이라는 축제에 취해있었고, 날마다 오늘의 메달 소식이 궁금했으며, 한국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큰 경기에는 모두 TV 앞에서 숨죽여 경기를 지켜봤었죠.

그리고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치 자신이 금메달을 딴 것처럼 기뻐하며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학교나 거리에서 친구를 만나면 모든 이야기는 올림픽으로 시작하여 올림픽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던 시절이었죠.

 

스포츠가 모두를 하나로 엮어줄 수 있다는 걸 몸소 체험한 시기였습니다.

하기야 그 당시에는 복싱 세계 챔피언이 되면 카퍼레이드 하던 시절이었으니 금메달의 의미도 요즘보다는 더 크게 부여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간혹 금메달이라도 하나 땄다면 방송에서 “이기자 대한건아"라는 노래와 함께 선수의 사진과 함께 약력이 자막으로 올라가며 선수의 가족을 연결하여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영웅으로 추앙받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시대가 지나도 4년마다 찾아오는 올림픽은 늘 우리를 하나로 엮어주었으며, 선수단에서 전해오는 메달의 소식은 아직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메달리스트가 메달을 획득하기까지 겪어온 과정과 오버랩이 되며 잔잔한 감동까지 주는 그야말로 인간극장의 완결편인 셈이죠.

 

 

캐나다에서 올림픽은 어떤 의미일까요?

글쎄요, 그냥 개인이 자신의 꿈을 위해 참가하는 대회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에서 올림픽은 한국에서의 올림픽만큼이나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국가적인 지원을 받아 가며 태릉 선수촌이라는 곳에서 합숙하며 메달을 꿈을 키우는 한국과는 반대로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스폰서를 구해 올림픽 무대를 꿈꾸는 일반인의 축제라는 표현이 맞는 듯합니다.

실제로 회사에 함께 근무하는 직원이 근대 5종 선수이며, 캐나다 내의 대회에 입상한 경력도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 꿈이라 합니다.

조건만 된다면 자비를 들여서라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하네요.

이 친구에게서 올림픽의 의미는 메달의 획득이 아니라 인생에서 꼭 한번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아닐까요.

 

이 때문인지 올림픽에 대한 열기는 한국과는 사뭇 다르며, 언제 올림픽을 시작하는지, 심지어 지금이 올림픽 기간 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회사에서도 한 번이라도 올림픽을 주제로 이야기한 기억이 없네요.

이보다 이들에게는 하키의 오프시즌 중 일어나는 큼지막한 트레이드가 더 큰 관심거리죠.

 

캐나다에서 몇 번의 올림픽을 경험하다 보니 이젠 이러한 분위기가 당연한 듯 합니다.

하지만, 직장 동료를 통해 올림픽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늘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하는 동료가 반드시 올림픽에 참가해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꼭 받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