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일상

두 달 반을 기다린 끝에 범퍼 수리 OK 통보를 받았습니다.

규우 2021. 4. 27. 12:09

일 년 전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크리스마스로 기억을 하는데 주차를 하고 미사를 보고 나오니 차가 저렇게 되어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고를 낸 사람이 저에게 와서 미안하다며 보험으로 처리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알겠다며 연락처를 교환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캐나다는 뭐든지 느리므로 아주 간단한 사고가 나더라도 수리를 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아주 오래 걸립니다.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신정 연휴가 있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좀 더 오래 걸리겠다고 생각했죠.

 

캘거리도 한국 보험 중개인들이 많지만, 이들은 그냥 리포트만 만들어 보험사에 전달할 뿐 그 뒤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운전자가 직접 보험사와 상대를 해야 합니다.

리포트가 보험사로 접수가 되면 담당자가 정해지고 모든 처리는 담당자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연말은 넘어가고, 1월 6일이 되어서야 보험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담당자에게 다시 사고 경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상대 운전사의 정보를 전달하면 담당자가 이메일을 보내줍니다.

이메일에 첨부된 문서에 서명하고 문서를 다시 담당자에게 보냅니다.

 

이제 보험사에서 지정한 카센터로 견적을 보러 가야 합니다.

어디든 가서 견적을 받아도 되지만, 추후에 생길 골치 아픈 일을 피하기 위해 보험사에서 지정한 곳으로 가는 게 편합니다.

 

견적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예약을 해야 하죠.

3일 뒤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3일 뒤 견적을 보러 가서, Claim Number 알려주고 서류에 다시 서명하고 견적을 기다립니다.

견적을 받으니 $1,850이 나왔습니다.

저 범퍼 하나 교체하는데 $1,850이라니 보험처리라 그런지 가격이 좀 나왔네요.

왜 이리 비싸냐고 물어봤더니 위쪽에 조금 긁힌 부분 도장도 다시 해야 하고… 뭐 주저리주저리 설명합니다.

캘거리는 견적 $2,000이 초과하게 되면 경찰서에 가서 사고 보고서를 만들고, Damage 스티커라는 걸 발급받아 수리가 끝날 때까지 자동차에 부착하고 다녀야 하는데 아주 귀찮은 일이죠.

그래서 견적을 받으러 가면 서로 좋은 거라고 큰 사고가 아니면 보통 $2,000 이하에서 가격이 결정됩니다.

정비사가 견적서를 들고 너 경찰서 안 가도 돼… 하며 싱글벙글 거립니다.

 

견적은 자동차 정비소에서 보험사에 직접 통보를 하므로 제가 따로 할 것은 없습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을 다 끝났습니다.

보험사끼리 견적서를 보고, 제 사고 처리에 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죠.

저는 상대방 100% 과실이 확실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월 말이 되었지만, 보험사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그래서 메일을 보내봤지만, 지금 처리 중이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합니다.

정 급하면 먼저 제가 선지급하고 자동차 수리를 하면, 후에 보험사에서 모든 처리가 끝난 후 입금을 하겠답니다..

보기가 좀 그렇지 운전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기 때문에 나중에 고치기로 했습니다.

 

다시 2월 하순이 되어서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더니 답신이 없어서 보험사로 전화를 했습니다.

보험사 직원이 전 담당자가 다른 사고를 처리하게 되어 담당자가 바뀌어서 연락이 되지 않은 거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고가 발생한 지 2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빨리 좀 해줄 수 없냐고 이야기를 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랍니다.

 

소식이 없어 다시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더니, 전화가 왔습니다.

내용은 상대방 운전자가 연락이 되지 않아 처리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약간 당황스러워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물었더니, 100% 상대 잘못이니까 걱정할 것 없고 이렇게 연락이 안 되는 경우는 정해진 기간을 기다린 뒤 강제 집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이틀이 남았으니 이틀 뒤에는 자동차 수리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이틀 뒤 연락을 취해보니 견적 받은 장소로 가서 수리하라는 반가운 소식을 듣습니다.

예약을 위해 전화를 했더니, 나흘 뒤 입고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드디어 자동차 수리를 위해 정비소로 갔습니다.

모든 서류 작업을 마치고 나오니 렌터카가 대기해 있네요.

렌터카를 몰고 정비소를 나왔습니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한 날이 12월 25일, 자동차를 정비공장에 맡긴 것이 3월 12일이니 거의 두 달 반이 걸렸네요.

크리스마스와 신정연휴가 있었다 해도 이건 좀 이례적인 일이죠.

하지만 무사히 수리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저도 이제 캐나다 사람이 다 된 것 같습니다.

뭐든지 시간이 걸릴 뿐, 결국 다 해결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