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일상

파워 레이킹을 시작으로 올해 잔디관리 들어갑니다

규우 2021. 5. 16. 12:01

꼭 캐나다가 아니더라도 북미 혹은 호주에서 살아간다면 이맘때 해야 하는 것이 있죠.

캘거리에 드디어 봄이 왔다고 좋아하기도 잠시 본격적으로 뒷마당 잔디에 손이 가는 시기입니다.

보통 5월에 죽은 잔디를 긁어주는 작업을 합니다.

죽은 잔디가 표면을 덮어 새로 나는 잔디의 성장을 방해하므로 잔디가 잘 자라는 시기인 봄에 이를 제거해주는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도 다행스럽게 우리 집 뒷마당은 데크도 있고, 블록이 놓인 곳도 있어서 잔디의 면적이 다른 집에 비해 크지 않지만 역시 이런 작업을 할 때면 힘이 듭니다.

 

이를 디댓치 작업이라고 한다는데 보통 레이킹 했다고 하면 알아듣더라고요.

 

레이크 도구입니다.

이를 이용해 뒷마당 잔디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표면에 있는 죽은 잔디를 긁어주죠.

 

일 년에 하루라지만 작업을 한번 하고 나면 너무 힘들어 아마존에서 이래저래 알아보다 파워 레이킹 (Power Raking) 블레이드가 있길래 구입했습니다.

양쪽 끝에 달린 철사가 표면에 있는 죽은 잔디를 긁어내는데 아이디어가 마음에 듭니다.

 

사용 방법은 아주 간단한데, 잔디 깎기(Lawn mower)에서 기존의 블레이드를 떼어내고 파워 레이킹 블레이드를 달아주면 됩니다.

2년을 사용했는데 이 덕분에 작업 시간도 줄어들고 힘도 많이 들지 않아서 만족합니다.

 

7개월 만에 보는 잔디인데, 날씨가 좋아서 파릇파릇해졌네요.

군데군데 보이는 민들레는 가장 큰 적이라 할 수 있죠.

없애도 없애도 새로 나는 민들레는 잔디를 가꾸는데 가장 큰 난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민들레가 걷잡을 수 없으면 또다시 민들레를 없애는 잔디관리 업체에 연락해야겠네요.

 

처음에는 환경을 생각한다는 나름 좋은 취지로 전기 충전용 잔디 깎기를 구입했으나 힘이 너무 좋지 않아 가솔린용으로 다시 구입했습니다.

역시 파워는 가솔린용이 월등합니다.

처음부터 이걸 살 걸 그랬나 봅니다.

올해도 큰 고장 없이 잘 견뎌주길 바라며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상하게 레이킹 블레이드를 사용하면 잔디가 잔디 깎기 뒤쪽에 있는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고 자꾸 밖으로 튀어나옵니다.

파워 레이킹을 끝내고 나니 여기저기 잔디가 흩어져 있네요.

 

역시 무엇이든 마지막은 사람 손이 가야 하나 봅니다.

작업 중 가장 힘든 시간이기도 하죠.

레이크 도구를 사용해 흩어진 잔디를 하나하나 긁어모았더니 몇 개의  잔디 더미가 생겼습니다.

 

잔디 더미를 모두 버리고 나니 뒷마당이 마치 이발을 한 듯 깔끔해졌습니다.

처음의 파릇파릇한 모습은 없어지고 겨울철의 누런 색을 보이지만 이내 다시 생기 있는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죠.

올해만큼은 잔디를 좀 더 잘 가꾸어 볼 것이라 마음을 먹지만 또 작심삼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캘거리는 겨울이 길어서 5월에서 9월까지만 관리를 해주면 되지만 이것도 부담입니다.

어떤 분은 잔디를 가꾸는 재미로 여름을 보낸다는데 그분의 반만 닮았다면 잔디가 이렇지는 않았을 텐데요.

올해는 자주 뒷마당에 나와 잡초도 제거하고 좀 더 건강한 잔디를 만들 것이라는 다짐이 좀 길게 가길 바랄 뿐입니다.